나는 캔버스를 마주할 때마다 두려워하기보다는 설레인다. 어떤 계획이나 특정한 형태없이 나의 직관에 의존하여 작업을 한다. 이것은 마치 아무 계획없이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다. 나는 그 여행 중에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을 주는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을 만나게 된다. 그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은 나의 것일 수도 있고 때로는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것이거나 또는 이 세상의 것일 수 있다.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게 규정지으려거나 불완전한 것을 완전하게 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냥 그대로 두고 받아들이고 인정하면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된다.
나의 작품은 대부분이 나의 내면이거나 다른 누군가의 내면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내면일 수 있다. 상담사로서 여러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사람의 내면은 깊이 들어가면 서로 닮아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의 작품들은 우리들의 마음일 수 있다. 나의 작품을 접함으로써 각자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치유되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아름다움이 깊을수록 그와 상반되는 고통이나 슬픔도 깊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고통이나 슬픔 없이는 누군가의 인생이 아름다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고통과 슬픔이 모든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은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그냥 그대로 덮어버리는 사람이 있고 반면에 고통스럽지만 적극적으로 마주보며 받아들이고 인정하여 인생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나의 작품 안에는 고통과 슬픔, 때로는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함들이 내재되어 있다. 당신이 덮어버렸던 아픔과 상처들을 나의 작품을 통해 마주하고 자유해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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