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내면을 담은 진실한 작품은 보는 사람을 치유해 준다. 아마 작품에 담긴 작가의 진실한 감정들이나 상처들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게 하고 그런 과정이 그들을 치유로 이끈다. 자신의 몰랐던 내면을 알아가고 인정하는 것이 치유이기때문이다.
나는 작품을 끝낼때마다 그 작품안에서 나 자신을 마주한다. 그 작품들 안에는 나의 과거와 현재가 담겨 있다. 작품 안에서의 각각의 부분들은 나의 생각, 감정, 느낌, 때로는 아픈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인생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여러 물감이 섞이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색깔이 나오고, 어떤 부분은 찢어지고 얼룩지고, 그래서, 어울리지 않아 보이고, 이런 것들은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나를 당황하게 하고 나에게 절망을 주기도 한다. 예전에 나라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그렸겠지만,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이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는 어떻게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아름답게 만들고 전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그림을 가지고 씨름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인생에서 고난을 만났을 때, 이겨내기위해 고분분투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의 모든 작품들은 나를 닮았다. 내가 작품을 할 때 과정에 더 집중할수록 그 작품들은 나를 닮는다. 온전히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평가를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할까에 신경쓰다 보면 어느새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닌 가식을 작품에 담게 된다.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표현한다면, 그림 그리는 것은 내 안을 들여다보는 창과 같다. 그 창을 통해 숨어 있던 나를 발견하고 껴안는 치유가 내 안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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